“오늘 일어나서 제레미라고 외쳤습니다.” 첼시전 잭 그릴리쉬보다 제레미 도쿠를 먼저 선택한 것에 대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설명이였다. 펩 감독은 킥오프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사실입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변화는 그 이상이다.
숨 막히는 점유율 지배 스타일로 한 국가와 유럽을 정복한 시티는 팀의 구성원이 바뀌면서 다시 적응하고 과르디올라 감독 또한 타이틀 유지를 위한 새로운 움직임을 조정하고 있다.
도쿠가 왼쪽 윙에서 플레이하는 방식은 이 변화의 한 예일 뿐이다. 지난 두 시즌간 그릴리쉬가 플레이한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테크니컬한 드리블러인 도쿠는 최근 자면서 드리블을 하는 꿈을 꾸었다고 밝힐 정도였다.
현재까지 프리미어 리그에서 도쿠는 90분당 8.34개의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리그에서 다른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수치이다. 그릴리쉬(90분당 드리블 시도 횟수 2.48회)와의 차이는 극명하다. 도쿠, 그릴리쉬 모두 팀을 위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명확히 드러낸 것은 첼시전 도쿠와 교체되어 들어와 기록한 그릴리쉬의 스탯이였다. 그릴리쉬는 얼마되지 않아 도쿠의 이 날 총 패스 횟수를 초월하여 도쿠가 이 날 두 개의 드리블을 성공시킬 때 그릴리쉬는 몇 분 되지 않아 벌써 9번의 패스를 했다.
그릴리쉬 기용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후반전 통제하기 어려웠던 경기의 질서를 어느 정도 회복하기 위해 시도한 결과였다. 이 시도는 결국 실패했지만 그것이 측면에서의 그릴리쉬의 역할이였다.
8월 이후 그릴리쉬가 리그에서 유일하게 선발 출전한 경기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였는데, 그 날 경기 펩 감독의 전략은 2021년도의 시티였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맨유가 트래지션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펩 감독은 밝히며 “우리는 점유를 지배해야만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바로 패스로 상대를 옭아매는 것이다.
무엇이 바뀌었을까? 아마도 축구 그 자체가 변했을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언제나 통제력을 추구해왔지만 맨마킹의 증가는 새로운 문제를 제시했다. 시티가 상대의 공간을 찾아내지 못하면 시티 특유의 포지셔널 플레이는 다소 예측하기 쉬워질 가능성이 생긴다. 그래서 바로 드리블이 찰나의 차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올해 초 우나이 에메리와의 대화에서 펩 감독은 이렇게 말하였다. "상대팀들은 공이 없을 때 이제 경기장 전체에서 맨 투 맨 수비 방식을 더 애용하지. 적응해야만 해. 지역적으로 수비를 하는 팀을 상대할 때의 빌드업과 맨 투 맨 수비를 펼치는 팀을 상대할 때의 빌드업은 달라.”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지난 1월 FA컵 경기에서 이 전술로 과르디올라 감독을 놀라게 한 바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러한 용기와 맨 투 맨으로 붙는 접근 방식을 예상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경기를 푸는 과정이 어려워지죠.”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러한 일을 절대 잊는 사람이 아니다.
이 경험이 이번 여름 본인의 선수단 구성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본인에게 달라붙은 선수를 떼어내고 전진하면서 공을 건네줄 수 있는 선수의 필요성을 염두에 둔 영입은 제레미 도쿠뿐 만이 아니다. 펩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에도 이러한 러너 특성을 가진 선수들을 원하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90분당 가장 많은 볼을 운반한 미드필더는 로드리였고, 2등이 바로 첼시의 코바치치였다. 29살이기에 시티가 원하는 전형적인 프로필의 선수는 아니였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코바치치를 원하였다.
울버햄튼의 마테우스 누네스는 시즌 시작하고 3주간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은 드리블을 시도한 선수였다. 비록 성공률은 50%에 못미쳤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53m의 이적료로 누네스를 기쁘게 영입했다.
그 결과, 시티는 이번 시즌 평균적으로 90분당 123.3회 공을 운반하고 있다. -여기서 운반이란 공을 가진 선수가 10m 이상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리미어 리그의 그 어느 팀도 90분에 100회가 되는 운반을 하지 않는다.
공은 그 어떤 선수보다 빠르게 움직인다는 원칙을 오랫동안 고수해온 과르디올라 감독의 작은 변화이다. 물론 이 원칙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본인의 팀이 공을 소유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 접근 방식에는 항상 미묘한 차이가 존재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아이디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해갔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티가 본인의 바르셀로나와 스타일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주장에 저항해왔다. 펩 감독은 더 역동적이고, 더 다이렉트하고, 더 육체적이며 새로운 계획의 전환을 위해 케빈 데브라이너를 중원에 핵심 멤버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는 엘링 홀란드의 영입에 따른 변화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홀란드는 프리미어 리그는 꽤나 우승했지만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던 시티에 합류했다. 홀란드가 오기전 시티는 68%의 점유율 최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시티는 홀란드와 함께 다른 팀이 되었다. 빌드업에 거의 관여시키지 않고 페널티 박스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홀란드에게 마지막 터치가 가기까지 마치 11명 보단 10명이서 효과적으로 플레이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처럼 여겨졌다. 이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코칭 경력 중에서 가장 큰 점유율 하락을 가져왔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시즌 현재까지 시티의 점유율 통계는 또다시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는 현시점 그릴리쉬보다 도쿠를 왼쪽 윙으로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상 당한 데브라이너를 대신하여 훌리안 알바레스가 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데브라이너와 알바레스는 서로 다른 스킬셋을 가지고 있지만 비슷한 포지션에서 뛰고 있다. 알바레스가 지난 시즌 오른쪽 메짤라로 데브라이너의 로테이션으로 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알바레스가 시티에 합류한 이후 두 선수는 프리미어 리그 50경기 중에서 단 5경기만을 같이 뛰었다.
알바레스는 데브라이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통계는 둘의 스타일의 차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알바레스는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였고 데브라이너는 패스 및 더 뛰어난 창조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점유율 지배에서 벗어나 좀 더 트렌지션한 플레이를 향한 과도기를 나타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끊임없이 황금 밸런스를 찾아낼 것이며 아마도 이 변화는 수비진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중반 과르디올라 감독이 표현한 대로 수비를 즐기는 선수를 더 많이 데려오겠다는 그의 결정은 시티의 트레블 달성 성공에 필수적이였다.
올렉산드르 진첸코와 시티에서 가장 창의적인 선수 중 한 명이였던 주앙 칸셀루의 이탈로 인해 이제는 수비진쪽이 아닌 경기장 윗쪽에서 판타지 요소를 갖는 것이 중요해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제레미는 파이널 써드에서 특별합니다.”라고 밝혔다.
클래식한 디펜더와 어태커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더 분활된 새로운 시티가 등장했다. 이것은 시티가 공을 소유하지 않고 있을때에도 다른 특성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빠르게 소유권을 되찾아 오는 것은 한때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한 모든 팀의 특징이였다. 하지만 이제 이 특징은 그렇게 명확하지 않다.
시티의 PPDA- 수비 상황시에 상대에게 허용하는 패스의 수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아래 처음 두 번의 타이틀을 따내는 동안 각각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시티의 이 수치는 리그를 지배한 이후 처음으로 리그에서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옵타가 측정한 고급 지표 또한 상대팀들이 시티를 상대할 때의 경기 진행 정도를 추적한다. 시티는 종종 프리미어 리그에서 수비시 가장 낮은 패스 허용을 기록했을 정도였지만 현재는 지난 7년간 즉, 이 수치를 측정한 이래로 상대에게 가장 많은 패스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과르디올라를 걱정하게 만들까? 아마 아닐 것이다. 로드리가 결장했을 때 아스날과의 경기를 통제하기 위해 시도하였지만 도쿠는 선발에서 제외되었고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도 너무나도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티는 결국 뒤늦은 패배의 쓴 맛을 보게 되었다.
압박과 점유율의 감소, 최고인 선수들의 특성 변화, 프리미어 리그팀들의 도전의 변화에 대해 과르디올라 감독은 혼란을 받아드리고 자신의 팀을 좀 더 트렌지셔널한 경기에 준비 시키기 위한 지원을 끝마친걸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도에 비록 첼시와의 경기는 승점 1점을 가져가는데에 만족해야만 했지만, 시티는 이미 이번 시즌 승점 28점을 기록하면서 12경기를 치룬 현 시점 여전히 1위에 위치해있다. 그의 축구가 항상 비슷하다고 말하지 않길 바란다. 괜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아침에 일어나서 제레미 도쿠를 외친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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